My story/book story

숨어우는 작은 새

나일강의백합 2015. 10. 8. 12:50

 

 

숨어 우는 작은 새 

                                        

 

숨어 우는 작은 새였습니다

웅크린 자리는 둥지 구석진 곳

다른 새들의 소리에 목소리는 묻혔고

겨우 버티어내었습니다

모두들 떠난 후에도 혼자 남아있었습니다

둥지를 나와 가지 끝에 앉았지만 갈 길은 멀기만 합니다

타고난 느림을 어쩌지 못하고 서서히 날개를 퍼덕입니다

 

더 이상의 주저함은 필요치 않습니다

날개를 펼치고 창공을 날았습니다

느렸지만 더 많은 연습을 했고

멀리 날 수 있는 힘을 비축했습니다

하늘 위에서 세상을 봅니다

저 밑이 나의 세상이었는데

 

바람 같은 시간 안에 어디쯤 왔을까

모든 것은 잠시 머물다가 지나가는 것

지나가는 것에 속해있음을 알지만

뒤에 오는 바람에 나의 존재를 느낄 수 있게

이곳에 향기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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