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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섬

독도탐방 체류기 고독한 섬 임금희 눈이 가려지고 의식을 잃었다. 여기가 어딘가. 얼마 만에 깨어난 것인지…. 옷은 초록색 운동복으로 갈아입혀져 있다. 게임참가가 바로 실행되는 것인가. 방송이 들린다. 모두 나와서 모이라는 안내방송에 사람들을 따라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헉! 배 안이다. 커다란 운동장 같은 선상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오징어게임이 시작된다. 무조건 이겨야만 한다. 게임에 지면 저 깊은 바다로 빠뜨릴지도 모른다. 오징어가 넘실거리는…. 크루즈를 타고 배 선상으로 올라왔을 때 헬리콥터 착륙장소가 운동장 같았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했던 그 장소와 흡사했다. 저절로 상상속으로 빠져들었다. 오징어게임을 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으로 생각되었으니 꽤나 그 드라마가 인..

짝의 책보

https://blog.naver.com/prin789/222689510207 오늘의 수필감상 194 ▶ 임금희 수필가 ⇒ 《달콤한 절망 첫사랑》 ⇔ 〈짝의 책보〉 ♥ 오늘의 수필감상은 리더스에세이문학회 2021 테마에세이의 《달콤한 절망 첫사랑》에 수록된 임금희 수... blog.naver.com 짝의 책보 임금희 베보자기로 곱게 싼 선물이 토속적이다. 아래층 아줌마가 양갱이 많이 들어왔다고 나눠먹고 싶은 마음에 가져왔단다. “고마워요. 잘 먹을께요.” 눈을 떼지 못하고 펼치지도 못하고 그 베보자기만 한참을 바라보았다. 향토색이 짙은 베보자기를 어떻게 쓸 생각을 했을까. 내가 좋아하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아마도 몰랐을 게다. 누런 삼베보자기를 보면 어린 시절 짝꿍의 책보가 생각난다. 그 아이는 언제나..

너머

너머 - 임금희 - 잡을 수 없던 꿈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저 너머에 숨어있었다.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면 산이 보인다. 아파트에 막혀서 조금만 보이지만 도시에서 보는 귀중한 산이다. 막연한 생각과 이상을 심어주는 산이다. 저 산 너머는 어떤 모습이며 누가 살고 있을까. 보이지 않는 것들이 너머에는 있다. 또 서향집이다 보니 매일 넘어가는 해를 본다. 해는 도시의 아파트 위에서 두루 비추다가 저녁때가 되면 산 너머로 꼬박꼬박 넘어간다. 너머는 해를 가두고 낮을 가둔다. 어릴 때 우리 집은 언덕 너머에 있었다. 읍내에서 신작로를 따라 한참 가다가 에움길을 돌아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동네가 보였다. 멀리 바라보이는 집들이 좋았다. 헐떡거리며 고개에 올라서서 숨을 고르고 아래를 바라보면 연기처럼 꿈이 피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