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에서/photo

자전거 하이킹

나일강의백합 2014. 10. 6. 11:14

 

 

하늘은 푸르게 높아지고 강물은 반짝이는 계절

가을은 하이킹 하기에도 아주 좋은 계절입니다.

 

 

강을 따라 자전거도로가 참으로 멋집니다.

양평에서 자전거를 타는 젊은이들 생기발랄합니다.

 

 

산과 물이 어우러진 풍경이 한국의 미를 만끽하게 합니다.

물결과 같이 젊음을 태우고 두바퀴가 달립니다.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강물이 생사가 명멸하는 시간 속을 흐르면서 낡은 시간의 흔적을

물 위에 남기지 않듯이, 자전거를 저어갈 때 25,000분의 1 지도위에 머리카락처럼 표기도니 지방도· 우마차로· 소로·  등산로들은  몸속으로

흘러 들어오고 몸 밖으로 흘러나간다. 흘러오고 흘러가는 길 위에서 몸은 한없이 열리고, 열린 몸이 다시 몸을 이끌고 나아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은 낡은 시간의 몸이 아니고 생사가 명멸하는 현재의 몸이다. 

가려는 몸과 가지 못하는 몸이 화해하는 저녁 무렵의 산속 오르막길 위에서 자전거는 멈춘다.  그 나아감과 멈춤이 오직 한 몸의 일이어서

자전거는 땅 위의 일엽편주처럼 외롭고 새롭다.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몸은 세상의 길 위로 흘러나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과 길은 순결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연결되는데, 몸과

길 사이에 엔진이 없는 것은 자전거의 축복이다. 그러므로 자전거는 몸이 확인할 수 없는 길을 가지 못하고, 몸이 갈 수 없는 길을 갈 수 없지만

엔진이 갈 수 없는 모든 길을 간다.

길은 저무는 산맥의 어둠 속으로 풀려서 사라지고, 기진한 몸을 길 위에 누일 때, 몸은 억압 없고 적의 없는 순결한 몸이다. 그 몸이 세상에 갓 태어난

어린 아기처럼 새로운 시간과 새로운 길 앞에서 곤히 잠든다.

 

   

                                                                                                                                                        <김훈에세이  자전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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