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poem

네덜란드 델프트

나일강의백합 2013. 7. 7. 21:21

 

 

네덜란드 델프트

                                                      

 

            민트차를 마신다.

            뜨거운 물에 싱싱한 민트를 넣으면

민트향의 상큼한 내음이

집안 가득 퍼져 나간다.

차의 향내에 빠져든다.

창 밖 후드득 떨어지는 빗방울이

넓게 펼쳐진 푸른 들판을 적시고

성난 듯 흐릿하고 어두운 구름이 흘러가며

지구 건너편에 있는 내가 있었던 곳으로 데려다 준다.

 

재스민차를 마신다.

차 한 잔으로 집으로 돌아온 것을 실감한다.

은은한 향에 마음이 차분해진다.

집안의 모든 것은 예전 그대로인데

그사이 밖의 풍경이 변했다.

창밖으로 산이 보였었다.

새로운 건물로 산이 전부 가려졌다.

빌딩과 아파트로 채워진 밖을 보면서

지구 건너편 그 곳을 떠올리려고 안간힘을 쓴다.

                                                                          (2013. 4월호 지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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