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서향(西向)집에 살면서
석양을 원없이 본다.
오늘도 밖의 이상한 기운에 끌린 듯
베란다에 서서 저녁놀을 바라본다.
저녁해는
최면을 걸듯 뱅글뱅글 거리며
마지막 빛을 뿜어내고
주위는 온통 검붉은 빛으로 시시각각 변해간다.
만화영화 보던 두 아이가 다가온다.
큰아이가 말했다.
아, 하늘이 수상해
무슨 일이 일어날거 같애
작은아이가 대답했다.
4차원의 문이 열렸다.
외계인이 쳐들어온다.
모두 무기를 들고 싸울 준비를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