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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을 꿈꾸다

변신을 꿈꾸다​ ​ ​ - 임 금 희 - ​ ​ 집으로 들어오는 작은애의 몸에서 서늘하고 눅눅한 나무냄새가 난다. 지구과학이 전공인 작은애는 지층을 탐사하고 암석을 조사하러 산으로 들로 야외실습을 간다. 모자도 벗지 않은 채로 커다란 배낭을 내려놓더니 부스럭거리며 그 안에서 대봉 한 개를 꺼내놓았다. 남쪽지방 산기슭에서 수백 킬로를 달려온 대봉 한 개가 식탁위에 놓였다. 고고해 보이는 폼이 예사로운 감이 아니다. 태어난 나무에서 독립하고 낯선 곳에 홀로 서 있는 모습인데도 사뭇 당당해 보인다. 코끝을 세우고 도도한 모습으로 식탁위의 대봉은 크기를 자랑하며 고개를 들고 자기가 서 있는 곳을 둘러보는 듯 보인다. 대봉 하나에 마음을 빼앗겨 눈을 떼지 못했다. 아마 아이도 이 대봉을 처음 보았을 때 눈을 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