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book story

다다이즘

나일강의백합 2015. 7. 11. 16:05

 

 

                         다다에 다가가다

                                         (디트마 엘거의 ‘다다이즘’을 읽고)

                                                                                                                                                     -  임 금 희 -

 

‘다다가 있기 전에 이미 다다가 있었다’로 시작하는 다다이즘은 시작만큼 모순적이었다.

다다이즘은 미술, 문학, 음악, 정치, 철학 등 모든 것을 총괄한 것이었고 동시에 그 반대이기도 했다.

즉, 반 미술, 도발적인 문학, 장난조의 음악, 급진적인 정치 혹은 반의회주의, 그리고 때때론 그저 단순히 유치함 그 자체였다.

다다 운동의 활동 시기는 대략 1916년 취리히에서 후고 발이 카바레 볼테르를 열었던 때부터 1920년대 초 파리에서 이 운동이

종말을 고한 때까지라고 기록하고 있다. 유럽은 전쟁 중이었고 1916년 스위스는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 한가운데 위치한 평화

지역이었다. 유럽 전역에서 몰려든 젊은 예술가, 반전주의자, 혁명가들이 이곳에서 도피처를 찾았다.

다다이즘은 세계의 젊은이들이 그 당시의 사회적인 격변에 반발하는 사고방식의 표현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반대의사를

무정부주의적이고 비이성적이며 모순적인 상식 밖의 행위나 낭송 혹은 미술 작품을 통해 표명했다.

 

 

           예술 사조를 배우기 위한 첫 번째 벽은 외국어다. 다다이즘, 아상블라주, 레디메이드 등 전문용어와 명칭, 발음하기도 힘든

외국예술가들의 이름으로 배우기도 전에 혼란스럽다.

다다라는 명칭은 후고 발과 리하르트 휠젠베크가 카바레의 가수인 르 로이 부인을 위한 이름을 찾으려고 프랑스어-독일어 사전을 뒤적이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다다는 프랑스어로 흔들 목마를 의미한다. 그들은 그 명칭의 간결함과 함축성에 반했고 얼마 안 되어 다다는 카바레 볼테르

에서 하고 있던 모든 예술 활동에 대한 칭호가 되었다. 후고 발은 다다 무대 예술가들이 즐긴 예술 형태가 된 소리-시의 창시자였다. 소리-시

에서는 전통적인 운율이나 소리와 의미의 상호작용은 무시되었다. 시어들은 발음에 의거한 개개의 음절로 분해되어 어떠한 의미도 띠지 않게

된다. 마침내 소리는 새로운 소리-그림으로 재구성된다.

카바레 볼테르에서 취리히 다다이스트들이 널리 사용한 또 다른 문학 기법은 ‘무작위 시’였다. 명칭이 암시하듯이 무작위 원칙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시 작법을 통해 다다이스트들은 자신들의 창조적 영향력을 미리 정해진 단 몇 가지 정보로 극소화 할 수 있었다.

취리히에서 목마가 무대에 오른 후 베를린에서의 다다는 잘 나가는 사업이었다. 리하르트 휠젠베크의 도발적인 연설로 다다 정신에 불을 붙였으며

주로 포토몽타주 기법을 활용해 다다의 형상을 다양하게 구사하였다. 뉴욕에서도 전형적인 다다의 소동 사건이 일어났다. 마르셀 뒤샹이 기획한

퍼포먼스에서 권투 선수이자 저술가인 아서 크라방이 더러운 속옷이 가득한 여행 가방을 고상한 시민들에게 선사함으로써 충격을 안겨주었다.

국제적인 다다운동은 파리에서 마지막 전성기를 구가하고 묻혔다. 1920년 파리에 온 트리스탄 차라는 다다 운동에 큰 자극이 되었다. 그는 잡지

『문학』에서 주최한 첫 번째 행사에서 다다이즘의 탄생을 선포했다. 그곳에서의 다다는 문학운동이었다. 그들은 수많은 출판물을 통해 자신을 표현했다.

 

 

 

                                                              - 타틀린은 집에 산다 (Tatlin Lives at Home) -

라울 하우스만의 포토몽타주                                       

러시아 구성주의 미술가인 타틀린의 초상을 보여준다.                                 

작품의 주제는 타틀린의 집이다. 실제로 하우스만은 그림의 단편들을 조합해 마룻바닥이 있는 닫힌 방을 그려냈다.

스탠드에 자신의 두뇌를 내려놓고 그것을 기계 장치로 대체했음을 암시한다.       

 이 작품은 감정적인 사고가 기계적인 사고로 바뀐 다다의 이상향을 예시한다. 

 

 

이 책은 서두에 다다이즘의 개념과 흐름을 기록한 후 다다이스트들을 소개하고 있다.

예술가들이 활동한 거점을 중심으로 작품들을 제시하고 설명한다. 취리히의 한스 아르프, 베를린의 라울 하우스마, 한나 회흐,

조지 그로스, 존 하트필드, 요한네스 바더, 하노버의 쿠르트 슈비터스, 쾰른의 막스 에른스트, 요한네스 테오도르 바르겔트, 뉴욕의

마르셀 뒤샹, 만 레이, 프란시스 피카비아 등 많은 다다이스트들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주요 미술 표현 형식은 콜라주와 몽타주,

아상블라주이며 서로 다른 다양한 것들을 뒤섞어 새로운 형태를 창조하기도 했다.

 

 

 

마르셀 뒤샹의 작품 <샘>은 공업 생산된 소변기인데 전시 운영진에게 거절당했다. 또 그는 그림엽서 크기의 <모나리자>의 초상에

콧수염과 염소 턱수염을 달아 주었고 그림 아랫단에는 L.H.O.O.Q.라는 문자를 첨가했다. 의역을 한다면 ‘그녀는 화끈하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다빈치의 동성애와 이성 흉내내기였다고 추측하기도 한다.

   다다이즘을 마음대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정형적인 것에서 벗어나고자 했다는 것은 확실하다. 신선한 충격이었고 괴짜들의 모임이라

   칭하고 싶다. 사회   적인 어떤 틀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반작용의 역할을 대변했으며 그 당시의 전쟁을 피한 도피자로서의

   나름대로의 저항 같은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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