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나무 아래서
- 강대환 -
밤꽃 피는 유월에
먼 길 떠나신 아버지를
그리워하시던 어머니는
가을이 오면
낙엽을 쓸어 모으며 추억을 줍는다.
어머니 수심 깊은 얼굴엔
어린 자식들 걱정에
구멍 난 가슴에 찬바람만 일고
추억을 줍다 얻은 토실한 밤송이가
타닥, 타닥 익어 가면
한 장 안개처럼 걷히는 슬픔
그땐 왜 몰랐을까
까맣게 타들어간 당신의 마음
뒷마당 밤나무 아래서
나도 어머니처럼 추억을 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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