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book story

기억속에 흐르는 사람아 (청산 강대환)

나일강의백합 2015. 10. 2. 22:24

 

 

 

밤나무 아래서

 

                                   - 강대환 -

 

밤꽃 피는 유월에

먼 길 떠나신 아버지를

그리워하시던 어머니는

가을이 오면

낙엽을 쓸어 모으며 추억을 줍는다.

 

어머니 수심 깊은 얼굴엔

어린 자식들 걱정에

구멍 난 가슴에 찬바람만 일고

추억을 줍다 얻은 토실한 밤송이가

타닥, 타닥 익어 가면

 

한 장 안개처럼 걷히는 슬픔

그땐 왜 몰랐을까

까맣게 타들어간 당신의 마음

뒷마당 밤나무 아래서

나도 어머니처럼 추억을 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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