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로 신작로 낯선 신작로 따가운 햇빛에 눈이 부시다. 길옆으로 질경이가 납작 엎디어 있다. 짚차가 지나가면 먼지가 풀풀 나서 저 앞서가던 짝꿍의 뒷모습이 뿌옇게 흐려지곤 했다. 우리는 먼지를 뒤집어쓰고 길옆 풀들도 먼지를 뒤집어쓰고 무심코 뒤따라가곤 했었는데 뒤에 책보를 맨 짝꿍.. My story/poem 2013.08.13
돌 돌 손에 돌을 쥐고 있습니다. 손에 돌을 쥐고 방어태세를 취합니다. 누군가 내게 돌을 던지면 나도 그에게 돌을 던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당하고 살 수 없는 세상입니다. 하늘은 돌을 버리라 합니다. 주저주저하며 만지작거립니다. 무방비 상태가 될까 걱정이 됩니다. 손에 돌을 쥐고 삽니.. My story/poem 2013.07.19
한국의 Lady 한국의 Lady 선진국은 Lady first 한국의 지하철은 Lady 타겟 노인이건 젊은이건 여자건 남자건 Lady를 노린다. 자리를 뺏을 만만한 젊은 여자를 눈에 불을 켜고 찾는다 된장녀는 있으나 된장남은 없다. 젊은이는 짧은 치마 입은 처녀를 살핀다. 동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려고 핸드폰을 만지.. My story/poem 2013.07.11
네덜란드 델프트 네덜란드 델프트 민트차를 마신다. 뜨거운 물에 싱싱한 민트를 넣으면 민트향의 상큼한 내음이 집안 가득 퍼져 나간다. 차의 향내에 빠져든다. 창 밖 후드득 떨어지는 빗방울이 넓게 펼쳐진 푸른 들판을 적시고 성난 듯 흐릿하고 어두운 구름이 흘러가며 지구 건너편에 있는 내가 있었던 .. My story/poem 2013.07.07
노을 노을 서향(西向)집에 살면서 석양을 원없이 본다. 오늘도 밖의 이상한 기운에 끌린 듯 베란다에 서서 저녁놀을 바라본다. 저녁해는 최면을 걸듯 뱅글뱅글 거리며 마지막 빛을 뿜어내고 주위는 온통 검붉은 빛으로 시시각각 변해간다. 만화영화 보던 두 아이가 다가온다. 큰아이가 말했다... My story/poem 2012.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