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 110

하얀 연등

하얀 연등 앞마당 위로 하얀 연등이 그득하다. 압도할 것 같은 길상사의 육중한 문을 들어서니 흡사 무릉도원이다. 눈을 떼지 못하고 천천히 걸었다. 하얀 연등이 아름다운 영혼의 분신처럼 달려있다. 진도 앞바다 여객선 사고로 숨진 학생들이 생각나 걸음을 멈췄다. 다 피지 못한 꽃봉오리들이 바다밑바닥에 잠겨있는데 마치 유체 이탈한 혼과도 같이 하늘위에서 내려다본다. 얼마나 많은 염원을 담고 저 하늘높이 달렸을까. 이곳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해탈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연등은 하늘을 메웠다. 알록달록하고 오색찬란한 색과 흰색의 연등까지 빼곡하게 달려있는데 눈은 자꾸 하얀 연등을 해바라기하고 있으니……. 부처님 오신 날을 몇 주 앞두고 절은 부산스러움이 있지만 내면은 차분한 느낌이다. 고즈넉하고 달뜬 분위기가 묘한 ..

디어 라이프 (앨리스 먼로)

지은이 : 앨리스 먼로 1931년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시골 마을 윙엄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태어났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던 시절 첫 단편 을 발표하며 작가로서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2012년 발표한 소설집 디어라이프을 마지막으로 먼로는 더이상 글을 쓰지 않겠다고 밝혀 이 소설집은 사실상 그녀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섬세한 통찰력과 빼어난 구성으로 짧은 이야기 속에 복잡하고 미묘한삶의 한순간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201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는 총 열 편의 단편소설과 네 편의 자전적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 편인 디어 라이프의 서두는 길로 시작한다. - 어린 시절 나는 길게 뻗은 길 끝에서 살았다. 아니 어쩌면 내게는 길게 느껴졌던 길 끝에서 ... -..

My story/book story 2014.06.06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거리두기와 의연한 마음 (배르벨 바르데츠키의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를 읽고) 임 금 희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기위해서는 상처를 다시 꺼내야 한다. 무엇 때문에 고통스러운지를 알아야만 자기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고 한다. 상처를 다시 꺼내는 것 자체가 고통스럽지만 그것이 치유의 시작이라고 하는 구절이 공감 있게 다가온다. 저자 배르벨 바르데츠키는 독일인으로 심리학자이자 심리상담가이고 심리치료 분야의 권위자다. 32년간 각종 심리 장애와 중독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치료해 왔으며 베스트셀러 「따귀 맞은 영혼」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프롤로그에서 나는 매일 상처받은 마음을 지키는 맹수와 만난다고 시작하고 있다. 삶은 상처투성이다. 똑같이 부당한 일을 당해도 어떤 사람은 상처를..

My story/book story 2014.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