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분 추분 쌀쌀한 가을 한낮의 따가운 햇볕사이로 하천은 덤불이 무성하다 나무는 아직 따스함을 보내고 더러는 잎을 떨구기도 했지만 반짝이는 초록 사이로 알록달록하다 갈대가 고개를 뻣뻣이 들고 서 있다 싱싱하니 설익은 청춘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머지않아 허리는 굽고 백발이 되어 .. My story/poem 2015.10.08
기억속에 흐르는 사람아 (청산 강대환) 밤나무 아래서 - 강대환 - 밤꽃 피는 유월에 먼 길 떠나신 아버지를 그리워하시던 어머니는 가을이 오면 낙엽을 쓸어 모으며 추억을 줍는다. 어머니 수심 깊은 얼굴엔 어린 자식들 걱정에 구멍 난 가슴에 찬바람만 일고 추억을 줍다 얻은 토실한 밤송이가 타닥, 타닥 익어 가면 한 장 안개.. My story/book story 2015.10.02
새 (허창옥 수필집) 구름 많고 오후 한때 소나기 굵은 빗방울이 떨어진다. 툭! 툭! 마른 땅위에 물꽃을 터뜨린다. 천둥소리가 크다. 섬광이 하늘을 찢는다. 비가 쏟아진다. 강둑에 서서 새들을 보고 있었다. 우산이 없다. 낭패다. 백로는 긴 다리로 선 채 날개를 털어내고 오리는 무심한듯 유영한다. 새들은 초.. My story/book story 2015.10.02
다다이즘 다다에 다가가다 (디트마 엘거의 ‘다다이즘’을 읽고) - 임 금 희 - ‘다다가 있기 전에 이미 다다가 있었다’로 시작하는 다다이즘은 시작만큼 모순적이었다. 다다이즘은 미술, 문학, 음악, 정치, 철학 등 모든 것을 총괄한 것이었고 동시에 그 반대이기도 했다. 즉, 반 미술, .. My story/book story 2015.07.11
청양의 해 하늘을 보다 청양의 해 하늘을 보다 임 금 희 청마를 떠나보내고 양의 해를 맞이했다. 시간이 어찌나 빠른지 지나간 다음에 되짚어보게 된다. 이맘때마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이 하나의 의식처럼 되어 버렸다. 밖을 나오니 차가운 밤공기가 싸하니 몰려오면서 몸이 부르르 떨린다. 도시의 밤은 별보다 불빛이 휘황하지만 짙푸른 겨울 하늘 멀리 별들이 보인다. 소름처럼 돋는 별들 가운데 유난히 반짝거리는 별들이 있다. 그런 별들의 존재처럼 뛰어난 사람도 부럽지만 여기까지 온 지금의 나 자신도 대견하다. 나는 어떤 존재로 지난해를 보냈을까. 주부의 위치에서 가족들을 챙기고 조용히 글을 쓰며 만족하며 살았던가. 얼마 전 명동성당을 갔다. 을미년 새해를 나름 뜻있게 시작하고 싶었다. 그전에는 가족이 다 같이 정동진에서 일출을 .. My story/쟈스민 수필 2015.03.15
변신을 꿈꾸다 변신을 꿈꾸다 - 임 금 희 - 집으로 들어오는 작은애의 몸에서 서늘하고 눅눅한 나무냄새가 난다. 지구과학이 전공인 작은애는 지층을 탐사하고 암석을 조사하러 산으로 들로 야외실습을 간다. 모자도 벗지 않은 채로 커다란 배낭을 내려놓더니 부스럭거리며 그 안에서 대봉 한 개를 꺼내놓았다. 남쪽지방 산기슭에서 수백 킬로를 달려온 대봉 한 개가 식탁위에 놓였다. 고고해 보이는 폼이 예사로운 감이 아니다. 태어난 나무에서 독립하고 낯선 곳에 홀로 서 있는 모습인데도 사뭇 당당해 보인다. 코끝을 세우고 도도한 모습으로 식탁위의 대봉은 크기를 자랑하며 고개를 들고 자기가 서 있는 곳을 둘러보는 듯 보인다. 대봉 하나에 마음을 빼앗겨 눈을 떼지 못했다. 아마 아이도 이 대봉을 처음 보았을 때 눈을 사로.. My story/쟈스민 수필 2015.03.02
文, 내가 품은 것들 하나의 자신을 버리면 또 하나의 내가 그 안에서 싹튼다. 진한 핏덩이와도 같이 업그레이된 자신이 탄생하는 것이다. 아마도 나는 언제나 그것을 꿈꾸는가보다. My story/book story 2015.03.02
가족 가족 강대환 사랑의 울타리 만들어 거센 비바람 몸소 막아내고 행복의 꽃 찬란하게 피어 있는 곳 까르르 까르르 꽃들이 웃는다 이토록 세상살이 힘들다 말들 해도 층층돌담 가시밭길 맨발로 가도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에 행복합니다 고통을 웃음으로 참아내며 아버지의 그늘진 모습 축 .. My story/poem 2015.01.16
행복의 샘 부엌 96인의 작가 한국인의 밥상문화를 엿보다 < 가슴 뭉클하고 시린 부엌 이야기 > 일상에서 부엌이 얼마나 절절한 곳인가를 탐구한 수필가들의 이야기를 한곳에 모았다. 엄마의 부엌, 나의 부엌, 남편의 부엌, 이웃의 부엌 등등. 달콤새콤하게 버무려졌다. 가슴 뭉클하고 코끝이 시큰한 이.. My story/book story 2014.12.17